0을 위한 0
글을 쓰기 위한 글을 썼던 것 같다. 때론 사랑하기 위한 사랑을 했던 것 같다. 바람 휙 불면 사라지는 무의미한 말들. 애초에 사랑한 적 없던 사랑들. 꽤 오래 그런 식으로 살아온 것 같다. 부끄러운 것 같다. 부끄러운 줄 알면서도 다시 그렇게 살고있는 나를 보는 것이 또 부끄러운 것 같다. 사는 게 생각보다 쉽다가도, 어렵다고 생각되니 한없이 어렵다. 잘 살자니 힘이 들고, 못 살자니 힘이 든다. 요즘 나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 초심을 잃으니 중심을 잃는다. 선한 목적, 영향력, 의미, 대의, 가치. 내 전부라 생각한 모든 것이 이젠 내게 없다. 첫 시작은 그럴 듯 하게 달려왔는데 목적지의 플래그를 잃고보니 달리기 위해 달리는 꼴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