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그저 성이 'ㅎ'이라는 이유만으로 크지도 않은 키에 맨 뒷자리에 앉았던 적이 있다. 어느 순간 칠판에 쓰인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내심 안경끼는 사람을 멋있게 생각한 나는 이때다 싶어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시력교정을 위한 안경과 렌즈는 늘 나와 뗄 수없는 존재가 되었다. 학창시절 약 1년을 주기로 바꾸었던 안경디자인은 교복 외에 특별할 게 없었던 시절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사춘기 소녀의 유일한 패션 아이템이 되었고, 안경을 바꿀때가 다가오면 다음 안경은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즐거움이 되었다. 안경에 따라 찌질이가 될 수도, 패션 감각있는 요즘말로 인싸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일이기에 안경 디자인 선택은 어린 나에게 꽤 자존심이 달린 일이었다. 그 시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