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기독교의 예술

Calvingo 2020. 11. 12. 19:53

예술이라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다졌던 나다.
과연 좋은 음악과 미술이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 외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쉽게 답하기 어려웠다.
(내가 좋아하는 예술에 대해서 말이다. 물론 사회의 부조리나 약자들을 대변하는 영화와 이야기들도 많고, 인생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좋은 작품들이 많지만)
 내가 좋아하고 선호하는 미적인 것들은 그저 소비의 대상이고, 소유함으로서 얻어지는 찰나의 기쁨일 뿐이었다.
디자인이 예술에 속하는지 아닌지 그 경계를 깔끔하게 단정지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쨋든간에 꿈이 무어냐고 물으면 왠지 모르게 예술계통의 직업은 말하기 꺼려지고 부끄러웠다.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들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실용적인 것도 아니고... 예술적이라는 것 그 자체 말고는 진정 기독교가 가르치는 가치와 맞물리는 것은 없어보였다. 피상적이고 어찌보면 오만하고 허영심가득한 것들이랄까? 그저 세상에 처음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메세지는 아무렴 어떻고 무작정 창의성, 새로움에 집착하는 기분.
현재 다니는 회사를 다니기 어려워 퇴사를 고민하는 요즘인데,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은 예술임에도, 그러나 그것을 추구하기에는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을 통하여 본질적인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를. 억지로 이유를 만들어보지만 모두 변명에 불과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알랭드 보통의 불안을 통해 한가지 답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예술을 통해 기독교적 가치(겸손, 봉사, 윤리, 사랑, 도덕, 영혼의 아름다움 등..)에 진지함과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것이다. 현대에는 세속적이고 비인간적인 것들을 화려함으로 포장하여 사람들이 그것을 추구하도록 미혹하는 면이 있다. 그것은 속임수일 뿐이다.
진정으로 추구해야할 가치나 양심이 향하는 곳은 타고난 본성에 심어져있을진대, 그 가치에 반하는 것들에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비춰대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크리스천 예술이란 마땅히 존중받고 또 신성시되어야 할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예술을 통해 진정한 가치에 사람들의 눈을 돌리게 하는 것.
미덕들을 옹호하는 것.
자선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존중하는 활동을 찬양하는 것.
왕실과 기업보다는 가난의 고귀함을 찬양하는 것.
개인적 완성이 아닌 하나님의 아들의 고통을 노래하는 것.
자기중심적인 계획을 털어내고 신과 신의 사랑에 다가가게 하는 독특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
선한 영적인 것을 추구하게 하는 것.
예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기독교 가치에 영속적인 형태를 부여하는 것.(그 관념과 가치들이 현실로 느껴지게 하는 것).



즉, 예술을 통해 기독교적 가치와 신의 존재를 느끼게 하고 그것을 찬양하게 하며, 그의 신성함과 존귀함을 느낄 수 있도록 사람들을 인도하는 것. 그것이 예술의 역할임을 배울 수 있었다. 알랭드보통은 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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