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비자발적 방콕으로 잠깐 시들해졌던 영화감상 취미에 불이 붙었다.
이번 주말에는 시월애와 8월의 크리스마스 그리고
미니멀리즘: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다큐영화 총 세편을 감상했는데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나의 왓챠 영화별점 평균 4.5점을 이뤄냈다.
그 중 미니멀리즘이라는 다큐영화는 그냥 넷플릭스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영화였는데, 미니멀리즘에 관심도 없는 내가 그냥 오랜만에 다큐영화나 보자 하고 바로 플레이버튼을 눌러 보게 된 것이었다.
어찌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일 법한데 잊고 있던 소비와 소유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보게하는 좋은 영화였다. 소유함으로서 행복해 질 것이라는 것은 우리의 환상에 불과하며, 그 소유욕 마저도 마케팅과 상품에 부여된 상징적 이미지를 우리에게 대입시켜 보게함으로써 가지게 되는 교묘한 상술의 산물이라는 것을.
이 영화를 보고 미니멀리스트가 되겠다고 다짐하게 된건 아니었다. 다만 내가 붙잡고 놓지 못했던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감이나 사회가 강요했던 하지만 진리는 아니었던 그런 의무에서 좀 더 자유로워져도 된다는 해방감을 느꼈다.
(최종적으로 느꼈던 것은 영화와는 별로 상관없는 생각들이었다. 진로를 바꾼 이후로 나는 어떤 삶의 묵상이나.. 생각이라는 걸 별로 하지않고 약간은 기계적인 일을 하는게 내 정서에 더 이롭고 좋다는 걸 느꼈는데, 막상 이 일을 지속하다보니 내 자신을 잃어가고 어떤 삶의 통찰력과 감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다. 다큐 속 사람들처럼 깨어있지 않은 느낌. 매일 창조하는 일이 싫어 생각을 덜 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이건 막상 해보니 생각을 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뇌의 다른 부위를 똑같은 에너지만큼.. 아니 오히려 더 많이 쓰는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 취향에 딱 맞았던 사운드트랙을 하나 소개한다.
https://youtu.be/bVYezq8Gr2g

'Art & Cul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젠틀몬스터 GENTLE MONSTER (0) | 2021.03.08 |
---|---|
미하엘 소바 Michael Sowa (0) | 2020.11.21 |
패션에 대하여 (0) | 2020.11.12 |
기독교의 예술 (1) | 2020.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