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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핑계삼아 우리에게 쓰는 시

Calvingo 2024. 7. 16. 14:25


아침 찬 기운에 손 끝이 빨개지던 겨울의 모습은 언제 감추었나
언제 하얀 눈이 대지를 적시는 비가 되었나
청보리가 반기는 소리
여름에 돌아오겠다던 아버지 다시 돌아오시는 반가운 소리

언제 부지런히 단단한 껍질을 벗기고 나무를 올랐을까
언제 여름의 노래를 목청껏 부르기로 다짐했을까
맴 맴 아이가 따라부르는 자연의 노랫소리
달력 없이도 나 숨 쉬는 날을 알게하는 소리

올 여름엔 비가 많이 내린다던데
지난 계절 동안 얼마나 많은 눈물을 견디고 있었을까
그 눈물 시원히 쏟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올 여름은 유난히도 뜨겁다던데
냉혈했던 세상 속에 얼마나 많이 움츠러들었나
이제야 네 마음 따뜻히 느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
찬 계절을 견디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러니
여름이라는 이름을 핑계삼아
마음껏 노래하자
마음껏 울자
겨울 오는 날 남은 것이 없도록 마음껏 태워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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