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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Calvingo 2023. 7. 31. 19:22

행복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면
유치원 아이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자신만의 답을 내리려 할 것이다.
그만큼 행복에 대한 질문은 아이가 대답할 수 있을 만큼 가장 원초적이고 쉬운 질문이면서도 노인이 되어서도 제각기 다른 답을 할 만큼 주관적이고 확실하지 않은, 답이 없는 질문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오늘 햄버거를 먹다가 워렌버핏은 왜 햄버거를 먹을까라는 의문이 문득 들었다. 그 정도 부자라면 몸에 좋지도 않은 햄버거를 먹을 필요도 없을텐데 라고 생각하면서 검색을 했다.
한 블로그에 들어가서 글을 읽는데 그에게 왜 햄버거를 먹느냐 물었을 때 자신이 햄버거를 먹을 때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우리는 행복이라는 것을 세상이 정한 기준으로 이루려고 노력할 때가 있다. 나는 이 정도 이루었으니, 가장 적합한 보상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들을 가지려고 한다.
그래서 햄버거가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함을 알면서도, 내가 이 정도는 이루었으니 내 입맛과는 맞지 않는 고급 스테이크를 썰면서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 블로그 글은 워렌버핏에 대한 글이기 보다 행복에 대한 글이었다. 나는 지금 폐인이 되었다. 방구석에 쳐박혀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그 글을 읽다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무엇이 행복을 만드는가? 나는 진정으로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고 산 것이 아닌가? 나는 내 영혼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들을 세상적 기준으로 행복한 것이라고 거짓말하면서 꾸역꾸역 살아오지 않았는가?

나는 심리학 대학원 석사이지만, 맥도날드 직원이 될 수도 있고 동물원 관리사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이 내게 행복하다면.
나는 이전에 회사를 다녔었지만, 그보다 못한 일들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것이 내게 더 행복하다면.
우리는 행복을 타인의 시선에 두다보니 정작 행복하지 않은 것을 자기 인생이라며 끌려가듯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나는 한 챌린지 어플을 통해서 저번주부터 다시 매일 감사일기를 쓰는 챌린지를 시작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어제부터 나는 제 정신도 아니고
그야 말로 모든 희망을 놓아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런 감사할 것이 없었다.
감사할 것이 없다고 감사일기를 썼다.
감사일기를 쓴 후에 다른 참가자들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나와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져서 다른 참가자들이 업로드한 감사일기를 염탐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좋은 차를 사서, 부자가 되어서, 멋진 외모를 가져서 감사하다는 그런 말들은 하나도 없다.
그것이 내가 가지고 싶은 것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 만이 감사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람들이 오늘 올린 감사노트 내용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남편이 대신 저를 운전해줘서 감사합니다.
동료들과 산책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엄마가 행복해서 감사합니다.
배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할 일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장어로 몸 보신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각각 다른 것들이지만,
우리가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저것이 행복이고 감사한 일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 된 그런 거짓된 것들이 아닌
진정으로 각자의 삶에 감사하고 있다.
이렇게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는데
내가 오늘 감사한 것이 없다고 감사일기를 쓴 것은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나는 무엇이 행복한가, 무엇이 감사한가.
나는 이제 남들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것 말고 나만의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내가 무엇을 행복하다고 말하려거든, 무엇이 감사하다고 말하려거든, 어떤 꿈을 가지려거든 그것이 좋아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에 괜찮아보이는 것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내 영혼이 진실로 행복하다고 하기 때문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