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젠틀몬스터 GENTLE MONSTER

Calvingo 2021. 3. 8. 17:05

중학교 1학년, 그저 성이 'ㅎ'이라는 이유만으로 크지도 않은 키에 맨 뒷자리에 앉았던 적이 있다.

어느 순간 칠판에 쓰인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내심 안경끼는 사람을 멋있게 생각한 나는 이때다 싶어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시력교정을 위한 안경과 렌즈는 늘 나와 뗄 수없는 존재가 되었다.

학창시절 약 1년을 주기로 바꾸었던 안경디자인은 교복 외에 특별할 게 없었던 시절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사춘기 소녀의 유일한 패션 아이템이 되었고, 안경을 바꿀때가 다가오면 다음 안경은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즐거움이 되었다.

안경에 따라 찌질이가 될 수도, 패션 감각있는 요즘말로 인싸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일이기에 안경 디자인 선택은 어린 나에게 꽤 자존심이 달린 일이었다.

 

그 시절, 모스콧 렘토쉬를 굉장히 사고 싶었고 동경했지만 학생신분이라 살 수 없던 나는 비슷한 디자인의 검은 뿔테를 샀던 기억이 난다. 사실 제대로 아는 안경 브랜드라고는 모스콧이 전부였고 그것이 최상의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요즘 여러 신생브랜드를 비롯, 젠틀몬스터의 안경디자인을 보며 '안경을 이렇게 디자인 할 수도 있구나.'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젠틀몬스터라는 브랜드에 관심이 생겼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아이웨어 때문이 아니었다. 

내가 젠틀몬스터에 대해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아이웨어를 소개하기 위함이 아니다(그럼 왜 이렇게 안경에 대해 서론이 길었는가? 그것은 내 마음).

 

내가 젠틀몬스터에 대해 가장 끌리는 것은 그들의 아트디렉팅?(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용어를 잘 모르므로 의미만 전달되기를) 능력이다.

매우 오뜨꾸뛰르적인 아이웨어 디자인은 물론, 화보, 홍보이미지와 영상, 매장, 쇼룸 디자인을 접했을 때 한국에서는 찾기 어려운 감성을 지녔다고 생각했고, 마치 외계의 것을 보는 듯한 신선함과 컨셉들에 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간과 설치미술품 같은 오브제들은 브랜드를 넘어 순수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것 같았다.

 

 

젠틀몬스터 서울 홍대 (이미지 출처는 모두 젠틀몬스터 공식 홈페이지)

 

젠틀몬스터 항저우

또 그것이 내 취향과 너무나 잘 맞아떨어졌고, 미술과는 전혀 다른 전공을 가진 내가 그곳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 (사실 지금도 이력서를 쓸 수는 없지만 사람인에 회사를 관심회사로 등록해놓고 채용정보를 구경만 하고 있다ㅋㅋ) 아무튼 젠틀몬스터는 증~~말로 내 스타일이었다. 당시 공간디자인을 맡은 팀은 최도진 대표가 이끄는 쇼메이커스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로 따로 독립한 듯.

 

SF 영화 속 프로덕션 디자인에 속할 법한 미래적인 디자인 감각은 전시회를 방불케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신비하고 공상적인 느낌과 잘맞아 떨어지는 틸다스윈튼과의 콜라보는 그 이미지를 확 끌어올리는데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앰부시, 알렉산더 왕, 펜디까지 다양한 콜라보를 했으니 젠틀몬스터의 수준은 꾸준히 상승해 나가는 듯.

 

젠틀몬스터와 틸다스윈튼

 

 

어쨌든 젠틀몬스터의 감성을 잇는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NUDAKE)도 출시되었고 그들의 감각은 엄청난 것 같다는 생각. 초초초하이엔드스러운 감각과 개성에 박수쳐주고 싶다.

누데이크는 처음엔 중국에만 매장이 있어서 아쉽다 생각했는데 어제 유튜브를 보다가 김나영씨가 누데이크에 방문한 것을 보고 서울에 생겼다는걸 알게 되었다. 조만간 꼭 구경하러 갈 예정이다.

 

놀라지말라 이건 디저트다

 

언뜻보면 그냥 오브제다

 

특이하거나 하이엔드스러운 건 한국에 잘 안먹힌다는 나의 생각을 뒤엎어준 브랜드 젠틀몬스터,

앞으로도 더욱 참신하고 재밌는 디자인으로 나타나주기를 바란다.

 

 

젠틀몬스터의 다양한 매장 이미지를 보고 싶다면

www.gentlemonster.com/store/

 

젠틀몬스터 매장 찾기 | 젠틀몬스터 공식 온라인 스토어

젠틀몬스터 매장을 방문하세요.

www.gentlemonster.com

누데이크의 다양한 디저트를 보고 싶다면

www.instagram.com/nu_dake/?hl=ko